누울자리를 보고 누워라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 말처럼 눕는 것은 편하고, 편하고 싶은 것은 또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나와 어느 기간 이상 일하다 보면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지고 편해지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일이 편해지면 내가 업무를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 상황을 먼저 살피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말을 빌려서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라.”라는 말을 지어냈는데요, 이 말은 최근 이직 후 저의 2개월 동안의 깨달음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저는 현재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데 이직하기 전에는 제가 이 분야를 웬만큼 경험해 봤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커리어 전환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직하게 되었고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현재 회사의 프로덕트를 보고 내가 같은 프로덕트를 설계하고 개발할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고 여기에 배울 점이 있겠다고 느껴서였습니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결과 알게 된 것은 프로덕트에 마술 같은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회사는 웹 서비스를 하고 있어 컴퓨터 하드웨어와 자료구조, 운영체제, 네트워크,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기획적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현재 주어진 자원을 사용한 최적의 설계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다른 직군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기술직군은 본인이 사용하는 도구와 환경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지식의 한계가 회사의 성장 한계를 결정짓기도 하고 잘못된 지식으로 서비스 장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라.”라는 말은

• 누워도 될 만큼 안전하고 위험한 일이 발생하진 않을지
• 이제 내가 누울 자리가 편안한 자리인지 현재 상황에서 더 좋은 자리는 없는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이 블로그의 첫 글인데, 앞으로도 이 글처럼 제가 회사 생활하면서 느끼는 점도 올리고 기술적인 글도 누워도 될만큼 공부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